미국선거, 외국인으로서 바라보기
어제 11월 7일은 매 2년마다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mid-term election)가 있었다. 처음 보는 제도라 잘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여기서는 하원의원(house of representative)를 모두 교체하고, 상원의원(senete)은 1/3을 다시 뽑는다. 그 외에 주지사 선거를 하는 곳도 있으며, 각종 장관도 직접 뽑고, 주법 개정안도 투표를 한다.

하원 의원은 우리로 치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임기가 2년이니 국회의원과 기초자치단체 의원의 중간 정도 위상으로 생각하면 될까? 물론 양원제인 미국과 단원제인 우리를 바로 비교하긴 힘들지만. 하원은 인구 비례로 따지기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무려 50여개의 선거구가 있는 반면, 알래스카는 하나만 있다.

반면 상원 의원은 각 주에 2명씩 일괄 배분되어 100명을 구성한다. 임기 6년인 상원 의원 중, 1/3씩 2년 마다 새롭게 뽑니다. 예를 들면, 뉴욕주 상원의원에 재선된 힐러리 클린턴은 2000년에 당선되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선거에 나왔고 공화당 경쟁자와 일종의 타이틀 방어전을 하는 것이다.


1. 미국은 주 마다 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주 마다 자기 법을 고치는 선거도 같이 치른다. 역시 핫 이슈는 동성 결혼과 줄기 세포 연구 문제였다. 대부분 주에서 동성 결혼은 거부가 되었다. 그리고 줄기 세포 연구는 마이클 제이 폭스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거짓말 조금보태 내가 백번은 본 영화 <백 투더 퓨처>의 주인공 제이 폭스는 파킨슨 병을 앓고 있다. 그런데 그가 미주리 주 민주당 의원을 지지하는 광고를 찍었는데, 몸이 떨리는 증상을 그대로 노출하며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광고를 찍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몸 떨리는 증상을 너무 과장했다고 한 공화당 지지 성향의 라디오 진행자가 비판을 해서 시끌벅적했다. 나도 처음 그 광고 보고 깜짝 놀랄 만큼 놀라웠다. 결국 미주리 주에서는 민주당이 상원 의원을 차지했으며, 미주리 주의 줄기 세포 연구 법안도 가까스로 통과가 되었다.


2. 미디어 선거라면 미국의 정치를 많이 떠올리 듯 여긴 참 정치 광고가 많다. 위에 논란이 되었던 제이 폭스의 광고 말고도 논란이 많은 광고가 한 두개가 아니었다. 특히 공화당의 특유의 공포 광고가 도마에 올랐다. 아무런 음성 없이 째깍거리는 초침 시계 소리가 배경으로 깔린다.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이 나오면서 민주당을 찍으면 그를 막을 수 없다는 식의 공포 조장 광고를 내보냈다. 한 동안 이 광고로 시끄러웠다. 민주당 역시 이라크 참전 용사들이 나오면서, 이라크가 더욱 더 미국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반박 광고로 맞섰다.


3. 전자 투표도 논란 거리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전자 투표는 정말로 컴퓨터 터치 스크린으로 투표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해킹할 수도 있지 않냐는 등 많은 문제로 시끄러웠다. 실제 선거에서는 기계가 작동하지 않아 다시 종이로 투표하는 일도 여러 투표소에서 발생하였다고 한다. 그냥 우리나라 처럼 종이로 투표하고 기계로 검표하는 거면 좋을 것 같은데 거참, 이해할 수가 없었다.


4. 이라크 전이 거의 수렁에 빠져있고, 지난 10월 라마단 기간에 미군 희생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들끓는 여론은 그대로 선거 결과에 나타났고 상원 하원 주지사 모두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상원 의원 선거 중 몇몇 주는 치열한 접전 끝에 (1% 정도) 민주당이 접전 지역에서 이겼다.

이 결과 민주당이 기존의 공화당 5석 상원의원을 가져와서 오랜만에 상원 주도권을 쥐었다. 현재 50:49로 민주당이 한 석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 나머지 한 석은 버지니아 주인데 불과 0.3% 차이로 민주당이 원래 공화당이었던 상원 의석을 빼았은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Too Close To Call, 너무 박빙이라 부재자 투표 개표 및 재검표를 할 것이라 한다. 어쨌든 부시에겐 적잖은 충격일 것이다. 낄낄낄. 아니나 다를까 The Man of The War이자 2000년부터 6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국방장관 럼즈펠드가 드디어 물러났다. 이제 지금같은 무대뽀식의 이라크 정책은 수정되겠지.

지금까지 미군 사망자는 3000명에 달한다. 매주 뉴스에는 이번주에 죽은 군인들 이름과 사진이 나온다. 대부분 20~25살의 어린 친구들이다. 그리고 거의 매일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폭탄 테러 소식이 나온다. 최소 몇명이 이런 테러로 매일 죽는다. 이라크 전에서 죽은 이라크 민간인의 사망자 수 통계는 잡히지도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CNN, FOX 뉴스에서는 이라크에서 죽은 사람의 숫자에 대해선 왜 이렇게 무관심할까? 자기나라 군인 죽은 것은 그토록 챙기면서,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이유는 3000명의 미군이 죽은 것 뿐만 아니라, 수십만이 넘는(이 통계 수치 정확하지 않다.) 이라크 민간인이 죽었기 때문인 것이다. 미국인 친구가 아직 없다보니... 이런 걸 물어볼 수도 없고 그냥 답답하기만 하네.



문제가 되었던 마이클 제이 폭스의 정치 광고



대충 무슨 말을 하냐면, 현재 미주리 상원 의원(Jim Talent)은 줄기세포 연구에 자금이 가는 것을 막고 있으니 새로운 민주당 의원(Claire McCaskill)을 찍어달라 이런 얘기다. 어쨌거나 제이 폭스의 저 모습은 가슴이 아프다. 수 많은 YouTube의 리플과 2백만의 조회가 얼마나 이 문제가 시끄러웠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드디어 물러나는 럼즈펠드... 에효... 저런 무대뽀가 어디에 또 있을까.
by object | 2006/11/09 05:07 | 나머지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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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iece of San.. at 2006/11/09 11:11

제목 : 미국 선거도 이럴 때가?
웃긴다. 양당제가 발달한 곳이라 보통 민주당,공화당 각 1명씩만 후보로 나서거나 혹시 무소속으로 몇 명 더 출마하면 후보가 아무리 많아도 6명을 넘기기 힘든데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무려 13명이 출마했을까? 그것도 같은 당에서 9명씩이나? 이 곳은 국회의원되면 신이 되어 승천이라도 한다는건가? 전산오류인가? 그저 신기할 뿐....more

Commented by oldman at 2006/11/09 09:03
어찌되었든 부시는 이번 선거결과로 인하여 전처럼 밀어붙이는 정책을 진행하기가 힘들어졌다고 봅니다.
그리고 선거가 집권당에 대한 심판이되는 것은 미국이나 여기나 똑같은가 봅니다.
럼즈펠드는 정말 오래 해먹었죠. 드디어 물러나는군요.
링크 신고하고 갑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6/11/09 10:51
네 이번 선거가 유례없이 정권 심판화 된 중간 선거였습니다. 여론 조사에서도 지역 현안보다 전국적인 현안, 즉 이라크 전쟁이 가장 투표의 주요 고려 요소였다고 하네요. 막 나가는 부시와 럼즈펠드를 결국 미국민들이 겨우 브레이크를 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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