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아 한글, 진짜 울고 싶다.

일러두기: 한 시간 넘게 작성한 내용을 실수로 날려 먹고 너무 열받아 좀 흥분해서 쓴 글임을 양해 해주십시오. 글의 덧글 중 '모루'님의 댓글과 거기에 대한 저의 댓글도 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대학교 학부 시절 그 수 많은 리포트를 아래아 한글로만 작성했다. 그래서 지금도 아래아 한글이 꽤나 편하고 특히나 수식 편집은 매우 익숙하다. 그럼에도 불구 난 정말 그렇게 오래 아래아 한글 쓰면서 한번도 욕을 안 한적이 없다. 비록 수식 편집이나 일부 표현 기능은 훌륭하지만 프로그램 자체로서의 점수는 낙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래아 한글을 윈도우에서 쓴다. 아니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아래아 한글은 아직까지도 매우 고약한 버릇을 못 고치고 있는데 바로 황당한 단축키 구성이다. 아무리 한글이 도스 시절부터 내려온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윈도우에 왔으면 제발 기본적인 윈도우의 단축키 규칙은 따르면 좋겠다.

 

윈도우 응용 프로그램에서 단축키는 기본적으로 Ctrl과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Ctrl, Ctrl+Shift, Ctrl+Shift+Alt로 구성된다. Alt는 보통 시스템 단축키로 예약되어있다. 그런데 아래아 한글은 기본적인 단축키의 조합이 Alt로 시작한다. Ctrl+N이 대부분의 윈도우 응용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문서 열기라면 아래아 한글은 Alt+N이다. 그런데 윈도우에 오다 보니 매우 익숙한 복사/삭제/붙여넣기 때문에 Ctrl 조합의 단축키도 있다. 그래서 도통 일관성이 없다.

대표적으로 윈도우 응용 프로그램에서 Alt+Space를 누르면 시스템 메뉴라 불리는 닫기/최소화/이동/크기가 있는 메뉴가 뜬다. 그런데 아래아 한글은? 직접 해보시라. 아래아 한글은 단축키 조합이 대부분이 Alt로 시작하기 때문에 엉뚱한 일이 벌어진다. 나처럼 창의 최대화를 Alt+Space를 눌러 X를 누르는 사람에겐 성가신 일이다. 

여기서 보면, 찾아가기는 희한하게 Alt로 시작한다. 이 정도는 괜찮다고 치자.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나 하위 호환성이 중요하니 예전 사용자를 배려해서 뒤죽박죽 키 조합은 애교로 봐준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건..

보다시피 아래아 한글은 매우 황당하게 ‘다시 실행’의 기본 단축키가 Ctrl+Y가 아니다. Ctrl+Y는 워드패드, 오피스 등 ‘다시 실행’이 지원되는 거의 모든 응용 프로그램에서 ‘다시 실행’으로 예약되어있다. (사실 아래아 한글에서 ‘다시 실행’이 지원된 것도 오래된 일이 아니다. 아래아 한글 97은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다시 실행이 없었다. 그래서 표 작업할 때 사람을 아주 환장하게 만들었는데, 다른 한글 파일을 열고 작업 중간 중간 결과물을 복사해서 보관하곤 했다)

여기서 더더욱 재앙은 아래아 한글에서 Ctrl+Y는 한줄 지우기로 다른 명령으로 할당되어있다!!!!

 

이런 배째라 식의 단축키 구성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재앙을 만들어 낸다.

  1. 열심히 한 1천 개의 작업을 한다. Undo 리스트에 1천 개의 작업이 뜬다.
  2. 200 개를 Ctrl+Z를 열심히 눌러 되돌렸다. 그러면 200개는 Redo 리스트로 옮겨 간다.
  3. 여기서 한 작업을 다시 되돌리고 싶어 Ctrl+Y를 누른다.
  4. 아래아 한글에서 Ctrl+Y는 지우기이기 때문에 한줄이 지워지면서 200개의 Redo리스트는 몽땅 날라간다.

아마 이쯤이면 이 참담한 시나리오가 이해 갈 것이다.

다음 달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글을 하나 작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마소 측에서 아직도 아래아 한글을 쓰고 있다. 열심히 초반부 두 장을 쓰다가, 암튼 언두를 좀 많이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리두를 하려는데 그만 Ctrl+Y를 누르고 쓴 내용을 거의 다 날렸다. 혹시나 .asv 자동 세이브 파일도 뒤져봤건 허사였다. 사실 이 문제는 예전부터 알고 있어서 아래아 한글을 깔면 반드시 단축키 설정을 바꿨다. 그런데 최근 윈도우 7로 새로 깔면서 그걸 깜빡하고 말았다. 내가 바보 병신 짓 한 것 맞다. 조금만 주의 했어도 됐는데 어쩌다가 이런 참혹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최근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나름대로 세운 원칙 중 하나가 너무 까대는 글은 자제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도저히 아래아 한글은 안 깔래야 안 깔 수가 없다. 그래도 단순히 까는 걸로 글을 마감하고 싶지 않고 좀 건설적인 결론으로 이 글을 마치도록 하자.

개성도 중요 하지만 기본적인 규칙은 지킵시다. 특히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해당 운영체제의 기본적인 단축키 정책 뿐만 아니라 룩앤필(Look & Feel)도 고려해서 좀 쌈빡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봅시다. 다시 콕 찝어 지적하면:

  1. 지멋대로 단축키 구성은 하지 말지어다.
  2. 별로 이쁘지도 않은 스킨은 제발 쓰지 말지어다.

추가: 아래아 한글이 리두를 Ctrl+Shift+Z로 해서 많이 화내는 것이 아닙니다. Ctrl+Y가 한줄 삭제라는 리두/언두 리스트에 영향을 주는 명령으로 기본 설정 되어있다 보니, 경우에 따라 심각한 사용상의 실수를 겪을 수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Ctrl+Y를 리두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매우 많습니다.

by object | 2009/09/18 15:15 | 컴퓨터 | 트랙백(1) | 핑백(3) | 덧글(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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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가 왜 UX인지를 느끼게 하는 글과 댓글들 - 오랜 기간 제품 이름은 하나인 채로 업그레이드 되어 오는 소프트웨어라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기존 사용자의 사용자 경험에 대한 생각들....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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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지가 않습니다. 화면을 넓게 쓸 수 있는 점도 있고요. 특히 넷북에서는 정말이지 최곱니다. 그러니까 이번 버전에서는 제발 UI 좀 개선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죽하면 이런 글이 나오겠습니까. 솔직히 걍 확 갈아엎어줬으면 좋겠지만, 그건 좀 무리겠죠. 오피스 따라하려고 하지만 말고, 자기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만들면 진짜 괜찮 ... more

Linked at Musica Ricercata.. at 2009/10/09 16:45

... 데, 2010 스타일, 2007 스타일, 오피스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UI 뿐만 아니라 단축키까지 한번에 바뀌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 동안 이어져오던 사용자의 불만을 한컴 측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3가지 테마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컴 2010 한컴 2007 오피스 설치 후에는 시작메뉴에 다음 ... more

Commented by Lohengrin at 2009/09/18 15:22
기존 스타일에 익숙한 사람과 윈도우 스타일 사이에서 참 고민한것 같긴 한데, 차라리 설치시에 옵션으로 윈도우 스타일이나 기존 스타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5:24
그러게 말이죠. Visual Studio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원래 VC++ 6.0은 혼자서 따로 놀았죠. 그러다가 Visual Studio 2001부터 같이 통합되기 시작했는데 단축키 구성이 사뭇 달랐습니다. 그래서 첨에 띄우면 단축키 프로파일을 고르도록 하죠.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9/18 15:24
전 윈도우95 쓸때 아래아한글+코렐써서 알바하던 악몽때문에 일찍 포기할 수 있엇습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5:26
아래아 한글 97은 진짜 장난 아니었죠..
Commented by RedBang at 2009/09/18 15:25
저만 당한게 아니군요.
3번정도 당하고 저는 그냥 MS 워드를 쓰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맞으면서 외운 단축키들인데 아깝긴 하지만...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5:25
군대에서 맞으면서 외운 단축키 ㅋㅋㅋㅋ 저도 아래아 한글로 200쪽 짜리 쌍코피 터져가며 외운 단축키와 수식 편집이 아깝지만..
Commented by 네코 at 2009/09/18 15:26
제가 한글 쓰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과 거의 일치하네요.
저도 컨트롤 + Y 몇번 겪어봤는데 매번 당하는데도 또 그렇게 됩니다.
다른 문서 편집 프로그램 활용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당연히 익숙한 단축키를 누르게 되는데.. 어휴;;
그리고 한글 실행 시키면 뜨는 윈도의 입력도구모음 처럼 생긴 창도 좀 거슬립니다.
안좋은 영향을 주는 건 아닌데 왠지 쓸데 없이 떠 있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5:45
기본적으로 쉬프트+ㅏ를 누르면 아래아가 쳐지는 것도 굉장히 불편하죠. '까' 처럼 쉬프트를 누르고 ㄱ을 누를 때, 반드시 쉬프트를 때야만 하는... 물론 조판 설정을 다른 2벌식으로 바꾸면 되지만, 이것도 굉장히 이해하기 힘든 기본 설정 값입니다. 도대체 아래아 자를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Commented by xeraph at 2009/09/18 15:49
저도 정부 과제 문서 작성하면서 몇 번 당했습니다 -_-..
Commented by 꼬마지리학자 at 2009/09/18 15:52
저도 당한 적이 있는데.. 단축키의 호환성 때문이었군요. -ㅅ-;
Commented by beauami at 2009/09/18 15:52
저도 군대에서 맞으면서 뭔가 많이 배웠었는데.. 전역하는순간 그 현란하던 스킬이 쓸일이 없어서 다 까먹었네요 ㅋ
Commented by 그르르 at 2009/09/18 15:57
델파이에서 시작된 단축키인것 같습니다.
탭과 쉬프트탭을 생각해보면 나름 타당한 단축키이긴 한데,
이론상으로만 그렇고 실제로는 환장하지요.
Commented by 엘레시엘 at 2009/09/18 16:04
Ctrl + Y는 예전 도스시절 텍스트 에디터에서 한줄 지우기로 써먹던 단축키라서 그렇게 배당이 되었을겁니다.
그런데 저런 문제라면 '표준 단축키'와 '아래한글 전용 단축키'로 나눠서 사용자 취향 따라 바꿔쓸 수 있게 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인데, 왜 그렇게 안하는걸까요? -_-a
Commented by rein at 2009/09/18 16:17
전 학부시절에 아래아한글과 MS Office 쓰다가, 도저희 정이 안가는 편집기 + 단축키 때문에 완전히 포기하고(?) LaTeX + vim 으로 넘어가버렸습니다. 교양 과목 듣던 1학년 때를 넘어서고나니, LaTeX 만으로도 대충 버틸 수 있더라고요 -_-;;;

하지만 학부 주요 서식들(졸업 신청서 같은 것 까지) 아래아 한글이라 괴로워하면서 썼던 기억이 남아있긴합니다. 완전히 벗어난건 회사 입사한 후? (하지만 세상엔 이력서를 아래아한글로 보내는 사람이 있다는게 좀 문제)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21
레이텍이 편할 때도 참 많죠. 저는 한글 레이텍은 안 써봤고.. 최근엔 논문은 당연히 레이텍, 레쥬메도 레이텍으로 만드니 좋더군요. 문제는 레이텍 시스템도 일장일단이 있어서..
Commented by 큐팁 at 2009/09/18 16:18
오히려 저는 한글97의 환상적인 단축키(마우스가 필요없는)가
어설프게 이도저도 아닌 게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듭니다.

마우스를 쓸수도, 안쓸수도 없고...애매한 현상태가 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싶네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25
한글97이 환상적이어서 마우스가 필요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대로된 윈도우 프로그램은 마우스 없이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MS Word는 당연히 마우스 없이 키보드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죠.
Commented by JOSH at 2009/09/18 16:21
음.. 무슨 문제일까 하고 읽어봤는데 딱히 아래아한글의 잘못은 아니군요.
오히려 전 윈도우 단축키가 더 죄가 크다고 생각되긴 하는데요...

당한 사람은 억울하겠지만...

> 프로그램 자체로서의 점수는 낙제에 가깝기 때문이다.

... 본문이나 덧글로 의견을 본 바로 아래아한글에 대해 가지고 계신 느낌은 알 것 같습니다.
개인의 의견이니 굳이 그걸 틀렸다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것 까진 없을 것 같지만
아래아한글이 이런 이유로 저런 평을 듣는게 좀 억울하긴 하네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23
Ctrl+Y를 Redo로 할당한 윈도우가 잘못이군요. 오호라.. 어도비 제품군도.. 구글 크롬 텍스트 창도 다 Ctrl+Y를 쓰고 있으니 얘들도 문제겠네요.
Commented by JOSH at 2009/09/18 16:27
네...
그러니까 그 입장은 이해를 합니다.
어차피 서로 다른 규격으로 발전된 역사가 있고 진영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자기가 싫어하는 쪽에 대해 감정적으로 공격하시면
반대편에서는 좀 어처구니가 없거든요.

괜히 남의 블로그에 이런 글 써서 죄송하긴 하지만
읽다보니 그정도는 언급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30
뭔가 혼동하시는 것 같은데, Ctrl+Y가 리두여야 한다는 것은 '윈도우' 운영체제에만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맥이나 리눅스까지 포함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윈도우 응용프로그램이라면 윈도우의 최소한의 규칙은 따라야 한다는 것이죠. 말씀대로 다른 규격으로 발전된 역사가 있다 하더라도, 윈도우에서도 \와 /를 다수용하듯, 아래아 한글도 Ctrl+Y가 리두인 상황도 감안해야겠죠.
Commented by 날자고도 at 2009/09/20 11:03
포토샵도 지키지 않는군요.
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09/18 16:21
몇달동안 vi만 쓰다가 갑자기 인터넷 게시판에 글 쓸 일이 있었는데 ESC... 아시겠죠? ㅠ.ㅠ
Commented by 높새바람 at 2009/09/18 16:28
저와 정반대시군요. 오래 전부터 아래아 한글을 써와서 그런지, 아래아 한글 단축키에 매우 익숙해서 오히려 워드가 말도 안 되게 불편합니다. 필요한 기능을 한 번에 불러오는 식이 아니라 메뉴를 콜업해서 들어가야 하는 것만 해도 한 번에 불러와서 바로 기능을 사용하고 바로 다른 기능을 불러오는데 익숙한 아래아 한글 유저한테는 '도대체 왜 불편하고 시간 걸리게 여러번 불러서 기능을 꺼내야 하나' 싶을 정도입니다. MS word가 윈도우 및 오피스시스템과의 전반적 통일, 그리고 국제적 사용의 유리함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쓰지만, 저는 가급적이면 빠르고 중요하고 디테일한 편집이 필요한 문서일 수록 아래아 한글을 쓰는 편입니다. MS word가 한국시장을 생각했더라면 아래아 한글 단축키 옵션을 따로 추가하지 그랬나라는 생각을 편집할 때마다 늘 하고 있을 만큼 MS word의 시스템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37
문제는 MS Word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윈도우 응용 프로그램이 Ctrl+Y 뿐만 아니라 Ctrl+키 조합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오해하시는 것이 있는데, 예를 들어, 폰트 설정 창 같은 것을 아래아 한글은 한번의 단축키 조합으로 열 수 있다면, Word에서는 Alt+ 조합으로 풀다운 메뉴를 한번 열고 거기서 키보드 키를 하나 더 눌러 폰트 설정 창을 열 수 있습니다. 그렇다 치더라도 매우 통일성 있게 Alt+키,키로 모든 창을 다 띄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아 한글도 Ctrl+N,K과 같은 단축키 조합이 있죠. 단축키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MS 오피스 시스템이 더 낫다고 봅니다. 아래아 한글도 사실 규칙이 있긴 다 있죠. Ctrl+N,? 같은 것이라면 N은 새로 만들고 그 뒤에 오는 단축키에 따라 수식,이미지 등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Commented by 높새바람 at 2009/09/18 16:39
다른 프로그램도 다 그러니 따라서 바꾸면 기존의 아래아 한글 고정사용자층에 대한 배려가 없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요. 한글 편집에 익숙한 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단축키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고정사용자층의 불편함이 발생한다면 새 버전의 보급에 장애물로 작용할테니 쉽게 바꾸기도 어려울 겁니다. MS word를 제외한 나머지 윈도우즈용 프로그램들은 그래도 별 불편 없이 쓰는 편입니다만, 워낙에 워드프로세스들이 지원해야 하는 기능이 많은 만큼 같은 워드프로세서끼리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차라리 위의 다른 분 말씀대로 단축키는 호환옵션을 두거나 아니면 사용자가 편의에 맞게 편집해서 쓸 수 있게 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물론 이 이야기는 MS word에도 동일하게 요구되는 것입니다만- 아래아 한글 단축키 시스템이 갖고 있는 신속성이라는 강점은 아래아 한글 유저들에게는 상당한 메리트임에는 틀림없습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43
저는 아래아 한글이 Ctrl+Y를 리두로 바꾸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보다는 Ctrl+Y를 리두로 인식하는 사용자가 상당히 많으므로 (당장에 이 글에 달린 댓글만 보더라도) 이 사용자들을 배려 해달라는 것이죠. 그 대안으로 최초 프로그램 설치 시 사용자 프로파일을 고르도록 하면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아래아 한글의 인터페이스는 오피스 2003과 같이 단축키 설정을 맘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저도 직접 손을 봐서 Ctrl+Y을 리두로 하고 있지요. 그걸 미리 좀 해달라는 것입니다. 오피스 2007은 인터페이스가 많이 바뀌어서 더 이상 그게 필요 없지만..

참고로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MS 워드가 한국에서 시장을 넓혀 가려고 할 때 (99년 정도) 아래아 한글과 대응되는 단축키를 따로 만들어서 배포하기까지 했었죠. 기본적인 사용자 배려에 대한 문제입니다. 아래아 한글은 그래서 제가 개념이 없다고 욕하는 것이죠.
Commented by 높새바람 at 2009/09/18 16:51
최초 설치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넣어주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지요. 저처럼 워드 편집 때 만큼은 ctrl+shift+z로 리두를 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원래대로 쓰고 windows의 공통 포맷을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ctrl+y로 갈 수 있도록. 아래아 한글의 메뉴 구조상 모든 단축키 시스템을 MS word 방식으로 변경시키는 옵션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단축키체계에 저작권이라도 걸려있지 않는 한 가장 중요한 키의 호환성 설정은 지원되면 좋은 기능일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59
아, ctrl+shift+z를 리두로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는 것도 저도 간과를 좀 했군요. 저는 프로그래밍을 많이 하는터라 거기서도 ctrl+y가 리두거든요. 암튼 UX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Commented by 비로긴 at 2009/09/18 16:37
비로그인이라 좀 죄송하긴합니다만... 글쓴이 분 보다는 늪새바람님 의견에 상당부분 공감하네요.
회사업무상 ms word 를 사용하지만 [당연히 마우스 없이 키보드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
라고 보기엔 좀 많이 불편한 구성이 많더군요. 아래아 한글을 찬양론자라기 보다는... 확실히
표 편집 등에 있어서는 한글쪽을 편하게 느끼는 유저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6:39
단축키 시스템은 윈도우 표준만 아시면 매우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마우스로만 또 툴바로만 작동 가능한 메뉴는 오피스 제품군에서는 없습니다.

말씀대로 표는 아래아 한글이 더 자유도가 높습니다.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9/09/18 17:02
...말씀하신 한글의 나쁜 버릇이, 바로 아래한글의 최고 장점중 하나였는데요...;; 이전에 쓰던 사용자가 별다른 불편함 없이 옮겨올 수 있는 것- 말이죠. 동시에 다른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단점이 되겠지만...

이런 말 하게된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게 바꿨다간 그 다음엔 아래한글 사용자들이 또 비슷한 글을 쓰게 될겁니다. 예전 사용자들을 무시하는 한글의 나쁜 버릇- 이러면서요.

애시당초 윈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의 단축키는 모두 이래야만 한다! 하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니...저도 높새바람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7:14
윈도우 응용 프로그램이 가져야 하는 단축키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공개하고 있고 개발자들이 따를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제대로된 프로그램은 모두 이 규칙을 잘 따르죠. 그렇다 하더라도 이게 무슨 명문화된 법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de facto 정도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래아 한글은 너무 지멋대로 합니다. 간단히 말해 아이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이 지멋대로 돌아가면 난리나겠죠? 비슷한 이유입니다.
Commented by 게드 at 2009/09/18 17:27
시장 점유는 줄어들면서..(어짜피 관공서 시장이니 더 줄것도 없나)
개선하려는 태도가 없다는게 문제겠죠..
Commented by dhunter at 2009/09/18 18:05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글로 원고를 받다니...
물론 여기의 마이크로소프트가 글로벌 대기업이 아니라 잡지사인건 알고 있지만 이 문단만 떼서 보면 간단한 농담거리가 되는군요 :)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8 18:13
MSFT가 아니라 imaso..
Commented by umnya at 2009/09/18 18:27
RSS로 읽다가 너무 공감되서 답글 남기러 들어왔는데 의외의 의견이 많은듯..^,.^;
(바꿀생각없으면 WOW처럼 단축키 커스터마이저를 건의해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JOHN_DOE at 2009/09/18 18:29
까는 길 치고는 품위가 있어 읽는 맛이 났습니다

이제는 시장 판도가 바뀐 이상, 윈도 기본 단축키를 중심으로 재구성하거나 배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theadadv at 2009/09/18 18:29
개인적으로는 MS의 단축키 조합이 그리 좋다고 보진 않습니다. IME 단축키를 보고 나면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지요. 간단히 키 두세개로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는 녀석을 키보드 전체를 눌러가면서 쓰게 만들었지요.

어쩼든 오랜만에 아래아한글 전체 단축키를 훓어보았지만, 그리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긴 그렇네요. 물론 Ctrl+Y같은 문제는 있긴 한데... 사용자 단축키 설정을 저장해둘 수 있는 옵션이 있으니 넘어가도 될 문제 아닐까요. 회사가 프로파일 제공할 여유가 없다는 것은 문제긴 하지만 피드백이 회사로 들어갔으면 만들어주지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 at 2009/09/18 18:40
Dev-C++에서도 재실행과 줄 지우기 키가 아래아 한글하고 똑같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 몇 번 날린 적 있습니다. -_-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09/18 18:55
결론: User eXperience를 거스르지 말지어다.
Commented by Clockoon at 2009/09/18 19:36
원래 Ctrl 키 자체가 프로그램을 'Control'하는 역할인데 말입니다...

Ctrl+Shift+Z 키가 Redo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은근히 많긴 합니다. 사실 Ctrl+Y보다 이 방법이 더 직관적이기도 하고... 그거야 그렇다 치는데, Ctrl+Y를 저런 식으로 할당하는 건 좀 아니군요.
Commented by joogunking at 2009/09/18 21:28
Ctrl+Shift+Z가 Ctrl+Y보다 편리한 위치이기는 하지만 Ctrl+Y는 확실히 문제가 있군요.
아래아 한글의 강력한 단축키가 양날의 검인것 같습니다. 왠만한 키조합은 모두 할당되어 있으니 바꿀 수도 없고 말입니다.
Commented by  sG  at 2009/09/19 00:54
스탠다드 MS식으로 숏컷 키 안 먹는 네이트온도 이 밴드웨건에 같이 올라타서 까고 싶어지네요 늅늅
Commented by Jooni at 2009/09/19 11:14
MS에서 제시하는 숏컷 키 가이드 라인은 어디서 볼수 있습니까....?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19 11:16
http://msdn.microsoft.com/en-us/library/ms971323.aspx
MSDN 찾아보면 아주 자세히 잘 나와있습니다.
Commented by freax at 2009/09/19 22:11
왠지 저거 단축키 바꿀 수 있었던거 같은 기억이 나는데요....한글 97이었나..??;;
Commented by freax at 2009/09/19 22:12
확인해보니까 한글 단축키 변경 가능하네요~
CTRL +Y로 바꾸시고 편하게 사용하시면 될듯 ㅋ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20 01:01
바꿀 수 있습니다. 본문에도 그렇게 적었고요.. 원래 바꿔쓰는데 깜빡하고 안 바꿨다가..
Commented by 날자고도 at 2009/09/20 11:14
제생각에는 오히려, 워드나 MS의 단축키를 한글로 바꿨으면... 하는
MS의 단축키가 더 불편해요.

워드의 대부분구성이 단축키보다는 마우스가 더편한느낌을 받을때가 많아요.
위에도 잠깐적었지만, 포토샵도 undo/redo가 ms랑 다르죠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20 12:34
단순히 제가 한글의 redo가 ctrl+y가 아니라서 화내는게 아닙니다. 한글의 그러한 단축키 구성으로 심각한 사용상의 실수를 겪을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글에서 썼다시피 ctrl+y는 한줄 지우기라는 언두 가능한 명령어로, 리두 리스트에 있는 명령을 모두 날립니다. 그래서 자칫하다간 대형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포토샵의 언두/리두의 개념은 일반 텍스트 에디터와 다릅니다. 아크로뱃은 한글처럼 리두가 ctrl+shitf+z입니다. 그런데 ctrl+y는 단순히 Zoom To라는 언두/리두 리스트를 건들이지 않는 연산입니다. 그래서 아래아 한글 처럼 대형 사고를 겪을 일이 없지요.
Commented by 날자고도 at 2009/09/20 17:35
아.. 그러니깐 하고 싶은 말씀이
사고를 줄일수있는 장치가 없었다는 얘기군요.

다른분들의 말씀처럼 키를 선택할수있는 메뉴를 설치후에
보이는것이 답이겠군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20 17:53
그렇죠. 텍스트 에디터에서 가장 큰 사고는 작성한 내용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아래아 한글은 너무 이걸 고려하지 않아요. 워드에서는 Ctrl+Shift+Z를 눌러도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문제가 없죠.
Commented by ... at 2009/09/20 14:17
단축키 하나때문에 프로그램이 낙제라고 하는건 좀 비약이네요.
도스시절부터 있었던 그래도 한국에서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인데
회사 입장에서는 윈도우로 환경이 넘어온다고 통째로 다 갈아엎을 모험을 할만한 용기가 없었을겁니다.
가장 높은 고객인 보이는 관공서/공립학교/군대 유저들은 매우 보수적이죠.
모든사람들이 단축키만 사용해서 편집하는 것도 아니구요. 메뉴나 아이콘 클릭해서 쓰는 사용자 수가
더 많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워디안 이후로 한글이 별로 맘에 안들기는 했지만 글쎄요 형편없다라는 평을 듣기엔 좀 아까운 프로그램이지 않나 싶네요. 그나마 망하면 워드가격이 다른나라랑 비슷해지겠죠.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21 14:11
에 뭐 굳이 댓글 안 지우셔도 되는데.... 암튼 아래아 한글 너무 까서 죄송합니다 -_-
Commented by erinjslee at 2009/09/21 18:44
한번 버리지 못한 단축키 셋을 갑자기 바꿀 수는 없겠지요.. 아무래도 아래아 한글은 도시 시절부터 단축키가 대부분 거의 바뀌지 않고 내려고 오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익숙해진 대부분의 사용자를 무시하기가 힘들껍니다.

다만 이런게 좋을 듯 싶네요.
최초로 ctrl+y를 눌렀을 때, 원래의 기능은 삭제입니다.
이대로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redo로 사용하시겠습니까? 라는 메시지를 뛰워주고...
적용하면 되겠네요..

물론 환경설정에서도 변경가능하게 해 둔다면 더 좋겠네요..
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09/21 19:11
아직까지도 아래아 한글 매니아들이...
예전에 PC 통신 한컴 게시판에 - 그때는 이름이 한컴은 아니었지만 - 버그 아니냐고 뭐 물어봤다가
아주 인간 매장을 시키더군요... 그게 업체를 돕는 길인지;;;
무섭습니다 저분들...
Commented by cypher at 2009/09/22 11:57
댓글들을 읽다 보니, 요즘식으로 표현하자면 "난독증" 있는 분들이 참 많으신 것 같군요. -_-;
Redo 단축키가 Ctrl+Shift-Z 이건 Ctrl+Y 이건 문제의 본질과는 상관없습니다.
비록 후자가 윈도우 권장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내용이긴 하지만요.

일반적으로 Redo 로 인식되어 있는 단축키인 Ctrl+Y 에 "한 줄 지우기" 라는 기능이
아무런 경고 없이 들어 있는게 문제인 거죠. 좀 비약해서, 만약 아래한글에서 Alt+TAB 이라는
단축키에 "아무런 경고 없이 현재 작업중인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닫기" 라는 무식한 기능이
할당되어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Commented by 백전백패 at 2009/09/22 16:54
윈도우 프로그램은 윈도우 권장 가이드라인에 맞게 작성해야 윈도우 사용자들이 혼란을 겪지 않지요.
그런면에서 아래한글은 도통 발전이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공감.
이건 뭐 프로그램 색도 미묘하게 이상하고 메뉴나 아이콘도 다르고... IME도 윈도우 것을 사용하지 않고...
윈도우 입장에서는 참 이질적인 프로그램인데 한소프트 홈페이지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리더'...
(IT기업을 제외하고) 상당수 기업에서 hwp 문서가 표준이기 때문에 (그룹웨어의 전자결제 항목도 대부분 한글 기준으로 커스터마이징 되어있지요)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니 쓸 뿐이지, 내수 사용자도 이질감을 느끼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모루 at 2009/09/24 11:11
아래아한글의 윈도우 버전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윈도우용보다
도스용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윈도우용이
소수였습니다. 사용자들을 데려오려면 같은 단축키를 가져야 했죠

Ctrl+Y는 Undo/Redo 개념이 나오기 전부터 쓰였던 단축기로 맘대로
붙인것이 아닙니다. 전통적인 프로그램들을 보면 과거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듣보잡같은
단축키로 취급하니 좀 아쉽습니다. VC6.0 에서도 Ctrl+Y는 잘 동
작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참고로 아래아한글은 애플의 단축키가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요즘 다시 Mac 프로그래밍을 하다보니
기억이 나더군요.

나온지 15년이 된 프로그램이니 계속 발전을 했어야 하는 것은 분명
하고 이미 윈도우 시스템이 널리 쓰여진 상황이라면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의 시스템에 잘 맞물려가는 상황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래아한글은 사용자가 늘어나기 보다는 기존
사용자층을 유지하는 정도라고 보시면 새로운 사용자 유입보다는
기존 사용자층에 익숙한 기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긴 문서 작업을 하지 않게되어서 아래아한글을 쓰지 않고 있지만
워드를 쓰다보면 답답함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아직도 관
공서나 잡지사에서 아래아한글을 쓰는 이유는 전통이 아니라 여전히
제일 좋은 선택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낙제라는 말을 들을 수준은
아닙니다. 너무 흥분하신 것이 아닌가 싶네요.

윈도우용 아래아한글을 만든 사람으로서 몇마디 남겼습니다.
회사를 떠난지도 오래되었고 만들때 고민도 많이 했지만 계속 예전 모습
을 유지하고 낡아 가는 것을 보는 것은 지켜보는 사람으로 보기 좋지는
않지요. 실수로 썼던 글이 날아간 것에는 애도를 표합니다만 애꿎은 곳에
화풀이하는 것으로 보여서 몇 자 남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Redo는 항상 마우스로 합니다.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Ctrl+Y가 Redo인지 한 줄 삭제인지 자신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24 11:50
다시 읽어 보니 제가 너무 열 받아서 쓰긴 썼습니다. 누군가에겐 굉장히 소중한 소프트웨어를 너무 함부로 욕한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서 편집기에서 아무리 사용자의 실수라 하더라도 이렇게 단축키 문제로 한 시간 동안 작성한 내용을 날렸을 때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아래아한글의 특수한 환경은 잘 이해합니다. 댓글 중에서도 잠깐 언급했는데 VC++과 Visual Studio 이야기를 좀 해보죠. VC++은 버전 6을 끝으로 그 뒤에는 Visual Studio와 통합이 되었습니다. 그전까지 VC++은 자신만의 독특한 UI를 가졌습니다. 단축키(물론 이 때도 Redo로 Ctrl+Y는 있었고요) 시스템은 과거 도스 시절의 QBasic의 그것과 많이 닮았습니다. F5가 디버그 모드 시작이고, F7이 빌드, F9가 브레이크 포인트 같은 것 말이죠.

그런데 C#, VB.NET을 위시로한 Visual Studio는 단축키 시스템이 상당히 다릅니다. (물론 Ctrl+Z/Y는 빼고 :) 사람들이 지금까지 VC++ 6.0을 많이 고수하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 다른 IDE 환경을 강요한 것도 크죠.

그러나 아래아 한글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Visual Studio를 처음 깔면 맨 처음 물어보는 것이 사용자 프로파일을 고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Visual C++ 설정이 있는데 이걸 누르면 화면 레이아웃부터 단축키까지 그대로 VC++ 6.0처럼 보이게 해줍니다. 저도 VC++ 설정이 몸에 익어 지금껏 계속 이것을 씁니다.

아래아 한글이 너무나 아쉬운 건 Ctrl+Y가 리두인 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을 너무 무시한다는 것이죠. 위키에서도 Ctrl+Y을 찾아보면 첫번째가 리두, 두 번째가 vi/emacs의 yank, 그리고 'some' 소프트웨어에서 한줄지우기로 나옵니다. 도스 시절부터 아래아 한글에 익숙한 사람도 적지 않겠지만, 컴퓨터 사용 인구는 90년대 후반, 윈도우 98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렇다면 윈도우의 표준 단축키 시스템을 쓸 수 있도록 최소한 배려는 해줘야죠.

다시 말하지만 아래아 한글의 단축키 시스템을 윈도우와 완전히 같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VC++과 Visual Studio가 그랬던 것처럼 사용자가 미리 고를 수 있도록 해서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죠.

저는 지금껏 늘 아래아 한글 깔면서 (아래아 한글 97은 리두가 아예 없어서 그럴 일도 없었지만) 첫번째 하는일이 단축키를 직접 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굉장히 번거롭죠. Ctrl+Y에 할당된 한줄지우기를 삭제하고 리두로 연결해야 하니.

사실 아주 간단합니다. 어차피 아래아 한글은 단축키를 맘껏 바꿀 수 있습니다. 몇 일이면 최초 프로그램 뜰 때 프로파일을 설정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아쉽고 또 화가 나는 것이죠. 사소한 것으로 분풀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어찌 보면 이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아래아 한글이 이런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실수에 대해 조치를 하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저는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좀 심하지만 낙제라는 표현까지 써버렸네요. 너무 심한 말 한 것은 죄송합니다.

(굳이 이건 비판하고 싶지 않지만 아래아 한글의 자체 UI 역시 자꾸만 reinventing the wheel이 생각나게 만듭니다.)
Commented by 모루 at 2009/09/24 14:46
답글을 읽다보니 예전에 유명하다던 곰탕집을 갔던 기억이 나네요. 유명하다는 집이었는데 너무 기름져서 못 먹겠더라구요. 그런데 어르신들은 김칫국물 부어가며 잘 드시던데 저는 그 뒤론 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 분들에게는 추억의 맛이고 여전히 최고의 맛이겠지만 이미 깔끔한 음식이 더 좋은 제겐 부담스러운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래아 한글이 그런 식이 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윈도우 방식의 단축키를 지원하겠느냐고 묻고 모두 단축키를 바꾸면 더 좋았겠지요. 파일 포맷도 공개해서 모두가 쉽게 아래아한글의 파일을 검색하거나 편집하게 하였으면 좋았을 겁니다. 아래아한글은 폐쇄적인 사용자 그룹을 유지하려는 정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몰라서 그냥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단축키, 비공개 파일 포맷 등의 정책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조차도 쓰지 않는 프로그램이 되고 만 것이겠지요.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UI는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 맞습니다. 전 VS를 설치하면서도 예전 핫키로 설정해서 씁니다. 이미 수 십년 익숙해진 단축키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제공해주는 것이 고맙지요. 사용자에게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UI를 강요하는 애플과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만 예외로 하지요.

차라리 마소에 글을 쓰실 때 편집을 모두 하실 필요는 없으니 MS로 편집하시고 마지막에 그림 들어갈 위치만 표시를 해서 아래아 한글로 옮기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표가 문제겠지만 너무 이상하지 않으면 잘 옮겨지는 것 같더라구요.

쓰시던 글을 날리신 것은 그 심정은 잘 이해합니다.

그리고 아래아 한글의 자체 UI는 점점 산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의 컨셉은 NeXT Step 이었습니다. 조합형 한글을 표시하려고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고요. 이미 자체 UI 컨트롤도 안쓰고 있는데 여전히 어색한 모습으로 남아 있네요. 이미 손을 떠난 것이니 마음 비워놓고 지냅니다.
Commented by 마인 at 2009/10/05 21:19
제일 밑에 두분의 진지한 토론을 뒤로 하고 한글자 적어 봅니다.

흥분해서 적으신 글임에도 불구하고, 저도 너무나 공감하는 내용이기에.... ^^;

개인적으로... 한글의 중흥기(?)에는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 입학과 동시에 Window + Office의 시대가 열려 Word에 매우 익숙한 저로서는 Ctrl + Y가 "한줄 삭제"로 인해 치명적 피해를 입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커리어 패스상 군대를 다녀오지 않고 병특을 마쳤으며...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어...

한글과 친해질 군대를 건너뛰고 근 10년째 Word만을 써 오다, 정부 관련 문서는 몽땅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는 대학원생의 운명상 최근에야 한글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휴... 정말 진땀 나죠... 무의식중에 Ctrl + Y 난타로 인하여 "다시 실행" 큐가 날라가는 것은 그렇다 쳐도...멀쩡시 다 써놨던 제 문단들이 통째로 날아가버린걸 생각하면....;;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기서는 다시 되돌리기가 되더군요 ㅋ)


오늘 친한 선배를 통해 이 블로그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종종 놀러 오겠습니다. ^^
Commented by theadadv at 2009/10/16 22:44
2010 베타 테스트를 하는 중인데 MS오피스 스타일의 단축키에 대한 프로파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 걸 설치하자 마자 설정할 수 있게하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10/17 04:01
그렇군요. 2010을 한번 저도 써봐야겠네요. 사실 이런 문제는 아주 사소한 문제이고 금방 해결할 수 있는데 아쉬울 따름이죠.
Commented by proneer at 2009/11/05 21:20
아마 HAANSOFT 내부적으로도 이런 단축키에 대한 건의를 받았을 것입니다. 다만, 지금 바꾸기에는 기존의 제품에 익숙해 있던 사용자들의 전환비용을 감소해야만 하겠죠.. 아래 한글을 돈을 주고 사는 사람들은 그런 익숙함 때문에 구입할 것입니다. 대다수가 다른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정품 라이센스를 쓰지 않겠죠..
물론 처음 설계가 잘못되었을 수도 있지만 이것도 무엇인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가끔 국내 컨퍼런스를 다니다 보면 HAANSOFT 에서 강연을 하는데 내부적으로 많이 힘듬에도 불구하고 국내 워드 소프트웨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깊곤 하더군요.. 그래서 최근의 한컴오피스도 MS 오피스와 호환성을 최대로 고려하고 있더군요..

다만, 지금에와서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직접 단축키를 편리하게 세팅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해주는게 좋지 않을까 하네요...

문제는 어디에 익숙해져있는가가 아닐까요...? 아래한글에 익숙한 사용자는 MS 워드를 사용할때 불편함을 감수해야 겠죠.. 작업 능률도 그만큼 떨어질테구요...

문득든 생각인데 동양인이 새끼보다는 엄지에 익숙해서 alt 키를 우선 고려하지 않았을까요?? ^^
Commented by object at 2009/11/09 02:41
두 문화의 충돌이라고도 볼 수 있죠. 지극히 한국인의 관점에서 또 도스 기반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윈도우로 넘어오다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봅니다. 말씀대로 커스터마이징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답이겠죠. 이미 아래아 한글에서는 단축키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미리 템플릿으로 만들어 놓아 MS워드 사용자가 손쉽게 쓸 수 있도록 해주기를 원하는 것이죠.
Commented by jhsieben at 2010/01/11 19:12
한글2010에서는 설치시에 스타일을 설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프리셋도 존재하구요. (http://skypolaris.textcube.com/156, 제 블로그는 아닙니다만... ^^;)

이렇게 건설적인 비판이 한글을 좀 더 발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ㅎ
Commented by 검은괭이 at 2010/01/13 13:48
여담이지만, 글 작성시 잘못해서 껐다거나 하는걸로 글이 날라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떠한 충돌로 인해 강제종료가 아니고, 파이어폭스를 쓰신다면.. ( 파폭이 아니더라도.. )
그리스몽키 스크립트중.. Textarea Backup 이라고 있습니다. 이거 사용하시면..
사용자가 잘못해서 저장하지않고 끄거나 할경우.. 다시 실행하면 복구하는 기능이 적용됩니다.
그런데.. 아마.. 오류로 인한 종료는 처리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파폭을 사용하시면.. 스크립트 한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
Commented by 에오닐 at 2010/12/26 21:16
그냥... 한컴한글은 미래(=변화)를 지향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미 특정 도메인(관공서) 전용 프로그램이 된지 오래이고, 고객 특성상 변화를 좋아하지 않죠. 그리고 변화를 시도할 만한 여력도 없는 것 같구요.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바른 선택이라 생각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갈아타기'가 정답일 듯 해요 :) LaTeX를 접해보지 못한 저로서는 markdown이 최고의 워드프로세서라고 생각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LaTeX를 한 번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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