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작성한 코드는 총 몇 줄?

쌀나라에서 개발자 인터뷰를 하면 종종 등장하는 질문이

너 지금까지 몇 줄이나 짜봤냐?

라는 질문이 있다. 그런데 정말로 추산하기가 힘들다. 지금까지 했던 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생각 좀 해봤다.

  •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 QBasic으로 놀았던 코드: 약 30,000
  • 97년부터 지금까지 C/C++로 삽질한 코드:
    • 37개월 회사 생활: 약 200,000
    • 4년 정도 파트타임 프로그래머: 약 150,000
    • 기타 취미 프로그래밍과 학교에서의 삽질: 약 50,000
  • x86 어셈으로 텍스트 에디터 하나 만들고 MIPS 어셈으로 공학용 계산기 만드느라 한 삽질: 약 15,000

물론 최종으로 남은 코드는 이 보다 적을 것이고 중간에 삽질해서 만들었다 지우고 그런 걸 다 고려해서 이 정도로 생각해보았다. 회사에서 참 농땡이 많이 피웠는데 그래도 큰 프로젝트 당 내가 짠 코드가 3~4만 라인은 되고 프로젝트가 5번 정도 있으니 이렇게 추산했음.

그런데 난 솔직히 프로그래밍을 오래한다고 실력이 꾸준히 증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습 곡선은 S 모양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하면 실력이 부쩍 늘지만 그 이후는 그렇게 늘지 않는다고 본다. 실력이 없는 사람이 오래 한다고 해서 그렇게 실력이 일취월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내가 고등학교 시절 수능 공부하면서도 느낀 건데 실수하는 건 계속 실수한다. 못 푸는 문제는 계속 못 푼다.

나는 수학 같은 과목은 노력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올라가지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 나가고 그런 건 당연한 소리지만 타고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승엽이나 타이거 우즈나 정말 열심히 노력 했겠지만 타고난 재질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한 것이 결정적이다. 마찬가지로 프로그래밍도 꼭 그러한 것 같다.

그래서 왜 이런 멍청한 “너 몇 줄이나 짜봤냐?” 라는 질문을 하는지 솔직히 잘 이해가 안 간다. 내가 관리자고 프로그래머를 뽑는다면 경력은 그렇게 중요하게 안 볼 것이다. 1년 정도 경험만 있으면 큰 문제 없다고 본다. 중요한 건 얼마나 새로운 걸 빠르게 배울 수 있느냐, 또 그걸 바탕으로 얼마나 어려운 문제를 자기 힘으로 풀어 낼 수 있느냐다. 이게 단순히 몇 년간 코딩했다는 사실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많은 소프트웨어 업계는 당장에 써먹을 수 있는 개발 지식을 요구한다는 것. 점점 이야기가 삼천포로..

그래도 심심풀이로 지금까지 몇 줄이나 짰는지 한 번 헤아려 봅시다.

by object | 2009/02/19 10:25 | 컴퓨터 | 트랙백(2) | 핑백(2)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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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gimmesilver'.. at 2009/02/22 20:28

제목 :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것
'지금까지 작성한 코드는 총 몇 줄?' 이란 글에서 글쓴이는 지금까지 몇 줄이나 프로그래밍을 해봤는지 혹은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비슷한 주장은 여러 글에서 많이 봤습니다. 주변에서 소위 업계에 잔뼈가 굵은 선배 개발자가 있었는데 도대체 그 년차가 될 동안 뭐했나 싶을 정도로 실력이 형편 없더라는 그런 이야기들도 함께 하면서 말이죠. 어쨌든 이글에는 다음과 같은 주장이 담겨 있습니......more

Tracked from heartsavior'.. at 2009/05/14 21:25

제목 : Heart의 생각
지금까지 작성한 코드는 총 몇 줄? / 경험이 우리에게 주는 것 / 경험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경험에 대한 글타래… 두 분의 공통 의견은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 object 님은 노력으로 넘을 수 없는 천부적인 격차가 있다고 강조… 틀린 말은 아니다...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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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tudent at 2009/02/19 10:32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리고 밑에 그림은 진짜 개! 발로 코딩하네요 ㅋㅋ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2/19 13:02
개!발!자! 군요 -_-;
Commented by 트람 at 2009/02/19 10:33
기획자면 "PPT 몇장 그려봤냐?"가 되겠네요;; 1천 장은 넘겠고 2천 장은 안 될 듯.. 기획자가 1빠 댓글 남겨서 죄송합니다(__)a
Commented by sloth at 2009/02/19 10:49
U.S. 에서 일하는애들이 멍청해서 그런 단순무식한 질문을 좋아하는거같애요.
우리나라처럼 "결혼했냐?" 또는 "술잘먹냐?" <= 이런종류의 심오한질문을 할 능력이 없는듯.........
Commented by 게드 at 2009/02/19 11:38
... 파일단위 C&P도 포함되는건가요 -ㅇ-
사실 코드 몽키라 라인수는 이미 잃어버리고 용량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jhsieben at 2009/02/19 11:40
지금까지 몇 줄일까 생각을 곰곰히 해봤는데
초등학교때부터 대략 합치면 한 5만줄이나 될까 싶은...
근데 정말 바보같은 질문이긴 하네요... ㅋㅋ

저는 그것말고 "몇 줄까지 짜봤냐?" 라는 질문을 다른 의미로 받은적이 있는데
짠 소스중에 가장 긴 녀석이 몇 라인 짜리였냐 라는 질문이었거든요.
학부생 입장으로 500줄짜리는 짜봐야 된다 이러던데...
Commented by auxo at 2009/02/19 11:50
요샌 코드라인을 어떻게하면 줄여서 컴팩트하게 짜느냐를 고민중입니다.
물론
if
{
blah;
} 이런걸 if{blah;} 이렇게 줄이는 것 말고 인스트럭션 을 줄이는 방법으로..
쌀나라에 역행하고 있군요 - -
Commented by xeraph at 2009/02/19 13:02
아무래도 코드의 총량보다는 얼마나 큰 프로그램을 만들어봤냐 하는게 중요하겠죠 (..)
Commented by object at 2009/02/19 13:05
흠 바로 이어지는 질문이 "너가 참여한 가장 큰 프로젝트가 몇 줄 짜리였고 여기서 너의 기여도는?" 이라는 문제가 뒤따르기는 했습니다.
Commented by 최종욱 at 2009/02/19 21:32
제일 삽질한 큰 프로젝트에서... 자동 생성된 VB.NET코드와 C# <-> VB.NET으로, Java에서 C#으로 포팅한 코드들을 헤아리면... 자동 생성된 코드 파일 하나를 고치려고 열 때마다 1기가 메모리 컴퓨터가 얼어버려서 커피를 마시고 오던 기억이...
Commented by Lohengrin at 2009/02/19 13:12
그게 참; 애매하군요; UI 프로그래머라면, 온갖 이벤트 처리 하느라 상당히 많은 코드를 짤테고, 엔진류를 개발하면 한 블럭을 옵티마이즈 하느라고 일주일을 보내기도 하는데 ...; 드라이버 개발자라면 보드 검증하느라 코딩은 별로 안 하고 평가보드 테스트 하는데만도 엄청난 시간을 보낼지도..;
Commented by C at 2009/02/19 17:16
왜 이런 멍청한 “너 몇 줄이나 짜봤냐?” 라는 질문을 하는지 솔직히 잘 이해가 안 간다.
--> 우리나라의 많은 소프트웨어 업계는 당장에 써먹을 수 있는 개발 지식을 요구한다는 것. (딱 답이네요)

내가 관리자고 프로그래머를 뽑는다면 경력은 그렇게 중요하게 안 볼 것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새로운 걸 빠르게 배울 수 있느냐, 또 그걸 바탕으로 얼마나 어려운 문제를 자기 힘으로 풀어 낼 수 있느냐다.
--> (다들 그런 고민은 하죠. 문제는 그 방법을 몰라서... 엉뚱한 질문을 툭 던지는 순발력 테스트도 해보고 이것 저것 실험삼아 다 해봐도 딱히 만족할만한 방법을 못찾은 거죠. 사실 이 방법 하나만 잘 찾아도 국가적인 아니 전인류적인 일진보를 이룰 겁니다. 하지만, 못찾아서 이러고 있는 거죠. 그래서 그냥 집어치우고 현실적으로 "너 몇 줄이나 짜봤냐?"로 짧고 굵게...)

Commented by 박상민 at 2009/02/20 06:00
동감.
회사다닐때에 "몇년차"를 운운하는데, 그건 그다지 실력과 상관이 없더라구요. 맨날 하는 실수 계속 하고, 새로운것은 배울 생각도 없이 연차 쌓아간다고 그게 몇년차의 실력이 되는건 아니죠.
Commented by drvoss at 2009/03/06 10:36
그동안 RSS를 통해서 글을 보다가 오랜만에 들어와 덧글을 남기게 됩니다. ^^;;

지금까지 몇줄이냐 짜봤냐?와 너 경력 몇년이냐?는 같은 질문이지만 더 객관적인 질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경력 몇년을 대체적으로 물어보는것 같고 미국에서는 몇줄이냐고 물어보는 건가보네요.
경력 몇년이냐고 묻는것 보다, 몇줄이냐고 묻는게 더 직관적인것 같습니다. 경력을 물어보면, 시시콜콜한 대학교때 쉬엄 쉬엄 알바 한것 부터 대학원 다닌 것까지 다 포함해서 3년다닌 처음 직장을 떠날때는 이미 경력 10년차라고 말하는 것 보다는 직관적인것 같습니다.

대부분 자신을 과대 포장하려는 사람들의 경우 이런 현상이 주로 나타나는데, 저와 비슷한(대충 30살) 동년배에 같이 공부해서 실력이 비등비등한 친구들에게 경력을 물어보면, 8년부터 3년까지 다양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경력 몇년이냐 묻는것 보다는 몇줄 짜봤냐고 물어보는게 어쩌면 더 객관적일 수 있지만, 물론 몇줄 짜봤냐고 물어봐도 피면접자는 주의깊게 듣지 말아야 겠습니다. 글에서 써주신 대로요 ^^
쉽게 본 글이지만, 이 글을 보고 그동안 나는 몇줄이나 작성해 봤는지 꽤 오래 고민해보게 되는 아티클이였습니다.;;
Commented by 흣흣 at 2009/04/05 06:48
어떤 미국회산진 몰라도 수준이 참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미국회사들은 면접볼때 문제푸는 능력을 볼수 있는 질문들을 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9/04/05 07:27
몇 줄 짜봤냐를 물어본 회사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헤지펀드... 회사 중 하나입니다 :)
Commented by ghost at 2009/04/06 22:58
코드 몇 줄 짜봤냐는 질문은 인텔에서도 했어요. 면접은 아니었고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입력할 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리 중요한 질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프로젝트 할 때마다 작업한 코드 줄 수를 기억해야 겠네요.
Commented by 언젠가는 at 2009/09/20 00:09
혹시 D.E.Shaw 아닌가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9/09/20 01:04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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