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 악장 사이에는 박수 안 침

http://kr.blog.yahoo.com/classical_quiz/99?c=19

위 글은 좀 자극적으로 써서 많은 분들의 욕을 먹긴 먹었는데, 사실 우리나라 클래식 공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점이다. 나도 저기에 대해 불만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 원래 클래식 공연에서 협주곡 같은 경우 한 악장이 끝나고 난 뒤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다. 협주곡은 3악장으로 되어있는데 1악장은 딱 박수 치고 싶을 정도로 장엄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이나 바이얼린 협주곡은 얼마나 장엄하게 끝나는가? 나도 모르게 박수 치는 것이 이해 간다. 그러나 그것이 에티켓도 아닐 뿐더라 연주자에게도 방해가 되므로 박수는 삼가하는 것이 맞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이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과 같은 경우는 2악장과 3악장이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어 박수칠 여유를 주지 않기도 한다. 협주곡 3악장, 교향곡 4악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곡이다. 그러니 그 사이에 박수를 치는 것은 옳지 않다.

클래식은 우리 음악도 아니고 그리 친숙한 것도 아니니 모를 수 있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 나도 라이브 앨범을 듣는데 왜 악장이 끝나고 박수를 안 칠까 고민하다 안 치는 것이 에티켓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러나 재즈 공연에서는 한 연주자의 솔로가 끝났을 땐 박수를 치는 것이 예의다. 박수 칠 때 안 칠 때를 잘 구분하면 좋겠다. 잘 모르겠다 싶으면 옆에 사람 따라 하면 된다.

 

이쯤에서 유튜브에서 찾은 Argerich 할머니의 Liszt 피협 1번 연주. 비교적 최근인 10년 전에 녹화된 영상인데, 한 일본의 고등학교랑 연주해서 굉장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고등학교는 일본 최고의 음악 고등학교라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 학교면 이런 대가랑 협주곡을 같이 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2악장 끝부분에 삑사리가 좀 나셨지만 유튜브에서 찾을 수 있는 그녀의 Liszt 1번 중에서는 최고의 연주였다. 내가 리스트 피협을 좋아하는 이유는 총 길이가 20분도 안 된다는 점. 보통 1악장만 해도 20분이 되는데.

그리고 이 할머님의 추천앨범: 쇼팽 1번과 리스트 1번의 아름다운 조합.

by object | 2008/06/13 18:53 | 그리고 | 트랙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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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양형모의 음(音)·담(談) at 2008/06/18 22:32

제목 : 악장 간 박수
클래식 공연, 악장 사이에는 박수 안 침연주 악장 사이에 치는 박수, 참 듣기 싫죠 ^^; 무엇보다 같은 관객으로서 연주자에게 미안해집니다. 얼굴이 화끈해지죠.얼마 전 내한 공연을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씨를 만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물어봤죠.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는 일에 대해서 말입니다.그랬더니 의외의 답변을 하더군요."클래식이 아닌 다른 음악공연장에서는 얼마든지 있는 일인데 왜 클래식은 안 된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바이올린 협......more

Commented by 파파울프 at 2008/06/13 19:41
덧글보니 헛웃음이 나오는군요. 그 중에 가장 압권은 "우리식대로 즐기면 되지 무슨..." 이라는 덧글이었습니다. 예의라는 것이 지 멋대로 하면 되는건줄 아는가 보군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8/06/13 19:54
댓글들이 참.. 뭐 할 말이 없게 만들긴 하죠. 원글도 좀 과격히 쓰긴 썼습니다만.. 정말 공연장에서 1악장 끝났는데 우르르 박스 터져나오고 연주 끝난 줄 알고 사람들 움직이려고 하고... 정말 난감하고 짜증나고 연주자에게 미안할 정도죠. 연주자도 당황해하고;;
Commented by sloth at 2008/06/13 20:30
원글을 비판하는 댓글들을 단 분들 중 열에 아홉은 계기가
'표현이 지나치다' 였을거같네요

동방예의지국에서 예의를 말하는것만 가지구 이렇게 감정적으로 나오진 않을거라 생각해요^^

공연이란건 연주자와 청중이같이 만들어 나가는건데, 이걸 방해받아서 뭔가 뿔이난 글 쓴 사람의 감정도이해는 가긴하네요,,,,
Commented by chungsuk at 2008/06/13 21:01
야외음악회는 그래도 좀 자유로운듯....
Commented by 상희스타일 at 2008/06/14 14:08
때와 장소의 문제겠지요. 링크된 글에서처럼 클래식에 대해 기본은 아는 사람들로 채워졌어야 할 공간에 그렇지 못한 (보니까 뿌린 티켓 뉘앙스가...) 사람들이 있었고 거기에 분위기까지 망쳤으니... 저도 몰랐던 부분이라 알게 되네요. 배우면 되는거죠. ㅋ

박수좀 많이 치고 싶으면 재즈 공연을 가면 최고죠. 간만에 홍대 재즈클럽이나 한번 거거싱 해서 박수나 치고 와야겠네요. ㅋ
Commented by 머스타드 at 2008/06/14 16:38
저도 초대권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봅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어디서 VIP랍시고 뿌리는 티켓이 생기니 간만에 문화생활(!) 하겠다고 와서는 공연장에 지각하고, 악장 사이에 박수치고, 연주 중에 소근거리고, 심지어는 인터미션때 가버리는 그런 행동을 합니다. 편견이라고 하실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자기 돈 내고 오는 사람들이라면 그 정도의 관심이 있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고, 돈을 지불한 만큼 책임감을 가지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죠. 참 아이러니 한 것이 조금 이름이 덜 알려진 연주자나 연주단체의 공연은 오히려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협찬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죠. 기업들이 협찬이라는 명목으로 좀 알려진 공연의 티켓을 왕창 사버려서 자기들 VIP 고객들에게 뿌리니 별별 사람들이 다 와서는 분위기를 망쳐놓습니다. 정작 그러니 그런 공연에 돈내고 가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티켓 가격으로 손해보는 것과 더불어 감상까지 망치고 더블 어택을 맞고 오게 되죠. 그래서 저는 대중들에게까지 알려진 공연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물론 티켓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또 반대로 부천필이나 경기필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한 교향악단의 정기 연주회도 관람 환경이 좀 열악한 편이긴 한데 물론 초대권 때문입니다. 지역 유지들에게 뿌려지는 초대권이 제법 되다보니 별별 일이 다 생기죠. 이런 곳은 지각 입장객들에게 악장 사이에 들어가도록 해줄 정도로 주최측마저도 개념이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곳은 공연 관람료가 매우 싸니까 그러려니 하긴 합니다. -_-;
Commented by object at 2008/06/15 10:00
티켓 남발이 가장 큰 문제 맞습니다. 그건 그렇고 클래식 공연이나 모든 음악 공연이 사전 지식이 충분히 없고 나오는 노래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다면 재미가 하나도 없고 지루하기만 하죠. 뮤지컬도 그러하구요.
Commented by 장모군 at 2008/06/15 20:49
요새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잘못에 너무 크게 화내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요새 공짜 공연도 보러가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번달엔 꼭 마누라 데리고 음악 들으러 가야겠어요.
Commented by daybreaker at 2008/06/15 20:50
VIP 초대권 정도로 협찬을 받았으면 공연장 측에서 입장 전에 미리 간단한 안내 자료를 작성해서 나눠준다면 그나마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저도 옛날에는 잘 몰랐었습니다만 주변 사람들 하는 거 보고 깨달은 케이스이긴 합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8/06/17 04:13
아무리 가르쳐줘도 어디가 곡의 끝인지도 모르고 공연 보러 간 사람들은... 대책이 없을 듯 합니다...
Commented by namo at 2009/08/19 14:20
악장사이의 박수도 귀에 거슬르는데 일명 안다 박수(곡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미리 박수를 치는 것)는 귀에 더 거슬리더군요... 특별히 끝나고 여운이 남는 곡의 경우는 완전 박수가 여운을 느끼기도 전에 맥을 확 끊어놓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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