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마일 여행, 컴퓨터가 안 켜진다.

이번 주 화요일부터 (월요일은 Memorial day 휴일) 12주간 인턴을 하기 위해 직접 차를 몰고 아틀란타에서 보스턴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소도시까지 달렸다.

구글맵에 따르면 총 1067 마일 (1717Km), 17시간 40분이 걸린다고 나온다. 한 방에 가기에는 좀 무리라고 생각해서 아틀란타에서 워싱턴 DC까지 약 670마일을 달려 DC 근교에 사는 후배집에서 이틀간 놀다가 다시 나머지를 이동했다. 운전은 생각보다 하나도 안 힘들었다. 박카스 진짜 대단하다. 장거리 운전에는 박카스가 최고다. 순수 운전 시간만 17시간이 넘는데 운전하는 동안 졸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총 4병 마셨으니 타우린 8 그람의 힘으로 달렸다. 대부분 주행선에서 스피드 리밋+10마일으로 쌩쌩 달렸다. 낮 운전 보다는 밤 운전이 훨씬 편했다. 식사는 맥도널드에서 100% BEEF 라고 광고하는 광우병 "걸린" 미국 쇠고기로 만든 빅맥으로 해결했다.

워싱턴 DC 중심가는 정말 깨끗했다. 쓰레기장 같은 맨하탄과는 차원이 달랐다. 지하철역이 인상 깊었다.

미국도 역사상 기름 값이 최고다. 한국의 반 정도이긴 하지만 그 만큼 이동 거리가 길기 때문에 여기서도 기름 값 때문에 아우성이다. 아마 기름값 오르는 것도 2MB 때문이라 거품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1갤런 = 3.785리터에 3.799달러. 1리터 당 약 1000원)

트렁크에 모시고 온 데스크탑이 안 켜진다. 당연히 하드 디스크는 분해해서 안전하게 모셔왔다. 메인보드 녹색 LED 스탠바이 램프는 오는데 파워를 눌러도 반응이 전혀 없다. 다 분해해서 하나하나 점검해보는데 아무래도 파워가 맛이 간 것 같다. 20핀 케이블에서 녹색단자와 검정색단자를 연결해도 팬이 안 돌아간다. 다음부터 절대 데스크탑 들고 오는가 봐라. 그냥 하드 디스크랑 모니터만 들고 다녀야겠다. 태평양도 무사히 건넌 내 컴퓨터가 17시간의 자동차 여행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하시는구나.

12주간 살 집도 겁나게 구리다. 이런 구린 집이 한 달에 1600불이다. 그나마 룸메이트 구해서 800불 정도이지 1층이라고 해놓고 완전 반지하다. 핸드폰도 거의 안 터진다. 지은지 30년은 된 듯한 아파트. 진짜 울고 싶다. 벌써부터 아틀란타가 그립다. 아틀란타 내가 맨날 욕했는데 이제 감사하기로 했다. 겁나게 살기 좋은 도시다. 그냥 돈 더 내고 깔끔한 곳에서 사는게 좋다. 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젤 싫다. 그래봐야 얻는 건 늙어서 오는 관절염 밖에 없다.

인턴 월급이 같은 그룹에서 일하게 되는 같은 학교 석사 1년차 인도 애보다도 낮게 나와서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안그래도 내가 갈 수 있었던 회사 중 이 놈의 회사가 월급도 젤 적은데 더 열받는다. 알고보니 인턴 월급도 네고를 해야하는 시스템이란다. 오리엔테이션 날 가서 따져서 기필코 월급을 올리고야 말테다. 역시 돈은 하드웨어 회사가 짜게 준다. 비록 소프트웨어 그룹에서 일을 하지만 난 하드웨어 회사가 싫다.

by object | 2008/05/26 17:29 | 나머지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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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XJeongseok at 2008/05/26 17:37
블로그에 글이 잘 안올라 온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사(?)하셨군요. ㅎㅎ

전에는 저 미국 지도 보면 하나도 몰랐는데, CA다녀오면서 눈에 조금 들어오네요. 하핫.
운전하느라 고생하셨겠어요.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5/26 17:45
1,700km...역시 미국은 크군요. 그나저나 미국도 기름값이 엄청나게 올랐네요. 리터당 1100원이라니...
Commented by eslife at 2008/05/26 18:42
한달에 1600 불 --; 정말 살인적인 방세네요.. 아고 아까워라. 그나저나 데스크톱 고장나서 어떡한데요. 용산으로 택배를 ^^;
Commented by 하느니삽 at 2008/05/26 20:01
1,700km를 운전해서 가시다니 정말 용자시군요. 월급은 꼭 올려받으시길..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6 23:51
사실 미국에서 1000마일 운전은 별거(?) 아닙니다. 아틀란타에서 만약 캘리포니아쪽으로 간다면 2500마일이 나옵니다. 미국에서 아마 가장 먼 거리는 시애틀에서 플로리다 남부의 키웨스트일 것 같은데 구글맵 최단 거리로도 3500마일이 나오네요.

한국은 (뭐 서울만 그렇지만) 지하철타고 용산가면 모든게 한큐에 해결이 되는데 여기서는 ... 택배 보내고 하기 때문에 사실 상 물가능.
Commented by 뽐뿌맨 at 2008/05/27 01:07
minjang님, 혹시 올랜도에 오실 수 있나여?? 계신 Atlanta 에서 가까운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이번주에 TechED 때문에 출장을 가는데 다음주 월요일 시간 되시거든 한번 볼까요? 그냥 즉흥적으로 신청해봅니다. :)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7 07:06
안녕하세요. 아틀란타랑 올랜도는 가깝습니다. 차로 6시간이면 가는데 글에서도 있듯이 아틀란타에서 북쪽으로 무려 1000마일 넘게 와 있는 상태라 비행기가 아니면 가기가 힘들죠. 그리고 일단 제가 인턴을 해야하기 때문에 회사 출근 관계로 월요일에는 비울 수가 없네요.
Commented by anakin at 2008/05/27 01:47
그런데 1 gallon = 3.79 liters 아닌가요? ( http://www.google.com/search?q=how+many+liters+in+a+gallon ) 묘하게 기름값과 일치하는군요. --a
갤런당 3.799라니 그래도 아직 기름 넣을 만 하네요. 저희 동네는 4불 오래 전에 넘어갔습니다 :(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7 07:12
제가 실수했네요. 수정했습니다. 고마워요. LA이나 베이에어리어는 4불 넘은지 꽤 되었죠 ㅎ
Commented by 쿨짹 at 2008/05/27 02:02
예전에 대학원 가면서 밴쿠버에서 이타카까지 ㅡㅡ;; 운전하고 간 기억이 나네요. 정말 멀었어요.. ㅠㅜ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7 07:14
오.. 2870마일이군요. 1천마일로 감히 깝쭉되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북쪽 길은 자연경관이 정말 멋지다고 하는데 저도 언제 한번 다코다 아이다호 쪽으로 차 몰고 횡단하고 싶군요.
Commented by 하냐앙 at 2008/05/27 02:06
고생하셨네요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8 06:38
우리나라에서도 귀경길 12시간씩 걸리고 하니... 별로 겁먹지는 않았죠. 계속 달리니까 안 졸리고 생각보다 쉽습니다.
Commented by nokarma at 2008/05/27 04:19
여긴 옥탄 87 갤런당 4불 넘게주고 넣었습니다.

하드웨어 회사가 좋은 점은 연말에 1주 정도 유급 셧다운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소프트웨어 회사와 비교할때 레이오프시 패키지가 훨씬 좋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8 06:40
그렇군요. 듣기로는 MS는 지금까지 대량해고가 한 번도 없었다는데... 패키지가 더 좋다는 소리는 거의 명예퇴직 수준으로 돈을 주기 때문에 그런가요? 미국 IT 분야의 대량해고는 본 적이 없어서 어떤지 궁금하고 겁나고 그렇군요.
Commented by nokarma at 2008/05/28 15:34
명예퇴직과 같은 프로그램도 있고, 다음 잡 찾을 시간도 소프트웨어 회사에 비해 매우 길게 주더군요.
9개월 정도 봉급 주고, 6개월 정도 시간 주는 케이스도 봤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거의 2주에서 잘 줘야 한, 두달 정도 주는것 밖에 못봤군요.

지역, 업종, 회사따라 다를수 있는데, 내가 본 건 실리컨밸리 매출 3, 4조 이상하는 꽤 유명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회사들의 매니저 말고, 엔지니어 포지션의 경우입니다.
Commented by Sungbae at 2008/05/27 13:07
정부의 수출을 위한 환율 정책 탓이 좀 있긴 있죠;

저도 집세랑 렌트비가 비싸서 남는게 없는데, 돈 안 쓰고 길게 여행한다는 기분으로 있으니 마음이 편합니다. 그래도 플러스이긴 하니까;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8 06:42
일단 유가 자체가 너무 올라서... 또 달러 자체가 워낙 약세라... 지금 한 두달전부터 갑자기 약세로 돌아선 원화가 유가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 것 같지만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 그런데 어느 정권이던지 환율로 장난은 치니까. YS나 예전 정부는 소득 2만불 맞추려고 외환보유고를 너무 늘리고 원화를 너무 평가절상시키기도 했고.. 그래도 인턴하는데 돈은 남겨 먹어야지..... 환율도 높은데 말야 --;
Commented by 뽐뿌맨 at 2008/05/28 01:23
네엡, 죄송합니다. 민짱님 자주 보는 블로그 분이라..근처라면 한번 볼수 있을까 해서..여쭈어 봤습니다. 6시간이면 꽤 먼 거리입니다.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캐년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요세미티도.. 그 정도 걸려서 보러 갔다온 기억이 있어서요. 미국은 인턴 생활이 필수라서 좀 짜증 나실 듯..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8 06:43
인턴이 필수인 건 아니구요. 저는 지금 하는 연구 그대로 가져와서 회사에서 돈 많이 (학교 조교 월급에 비하면 3배가 넘죠) 받고 일하니 감사할 따름이죠. ㅎㅎ
Commented by Heany at 2008/05/28 19:45
인턴 가셨군요. 축하드립니다. DC의 지하철역. 얼핏보니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흡사하네요. ㅎ
Commented by daybreaker at 2008/05/28 23:41
생각해보니 1000km 정도면 비행기 타고 가는 게 더 낫지 않나요;; 비행기표값이 비싼 건지 아니면 짐 때문에..?;
Commented by object at 2008/05/29 00:37
1000km가 아니라 1000마일.. 대략 1600킬로죠. 차를 가져간건 돈 때문이 아니라 여기 와서도 차가 필요해서 그래요. 미국은 기본적으로 완전 대도시 한 복판에 사는 것이 아니면 차가 반드시 사는데 필요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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