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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물건을 파는 입장이지만, 나는 중고 거래를 많이 하는 편이다. 컴퓨터 같은 경우 워낙 업그레이드를 밥 먹듯이 하다 보니 (같은 CPU와 메인보드를 1년 반 이상 쓴 적이 없군) 업그레이드하고 남은 부품은 다 팔아 치운다. 비단 컴퓨터뿐만 아니라 장난감 레고도 팔아보고, 프라모델 건담도 팔고, 카메라도 팔고, 공연 티켓도 팔아보고, 아령세트도 팔아보고 (25킬로 세트였나 만원에 팔았는데 가져가시는 분이 참 안습), 기타 등등 안 팔아본 것이 없다. 최초로 중고로 물건 팔아본 기억은 98년 초인 것 같다. 그 당시 펜티엄 MMX 200Mhz를 구입하면서 컴퓨터를 죄다 업그레이드 했는데 남은 물건을 열심히 천리안 중고 장터를 이용해서 팔았다. 인터넷 세상이 도래하기 전에는 주로 천리안 혹은 나우누리 장터에서 물건을 팔았다. 그리고 다나와가 등장함에 따라 컴퓨터 부품은 그냥 다나와에서 팔면 된다. 중고로 물건 사는 것도 조심만 하면 문제 없다. 지금까지 중고로 물건도 꽤 샀는데 사기 당한 적 한 번도 없다. 하드 디스크를 하나 팔려고 한다. 적정 시세가 6만원인 것 같다. 6만원에 그대로 올리면 몇 시간 이내에 연락이 온다. 그런데 6만 5천원에 올리면 연락은 하나도 오지 않는다. 반면, 5만 5천원으로 올리면 글을 올리자마자 사겠다는 문제가 온다. 진짜 글 올리자마자 5초 만에 문자 받은 적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SLRCLUB이 가장 판매하기 좋은데, 수백만원 어치의 장비도 가격만 잘 올리면 하루면 다 팔아 치운다. DSLR 카메라는 워낙 가격이 세다 보니 보통 직거래를 많이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직접 거래 장소에서 돈을 더 깍아달라고 조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다행히 나와 거래한 사람들은 그러지는 않았는데 그런 경우를 당하면 많이 기분이 나쁜가 보다. 그래서 판매글에 자주 등장하는 경고: "현장 네고 금지". 여러 가지 품목을 팔면서 황당한 경험도 해봤는데 아무래도 건담을 처분하면서 찌질한 경험을 많이 당했다. 그래도 10만원이 넘는 PG급 모델들은 좀 덜하지만 자그마한 2~3만원짜리 건담을 팔 때는 좀 난감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어린 학생이다 보니 돈이 없다고 징징 거린다. 2만 5천원에 건담 사세요라고 올렸다. 문자가 오는데 2만 3천원으로 좀 깍아 달란다. 5천원도 아니고 2천원 깍아 달라는 소리는 첨 들어봤다. 그냥 깍아줬다. 그랬더니 천원을 더 깍아 달라고 했나? 그래그래. 빨리 처분해야하니 더 깍아줬다. 이윽고 낙성대 역에 가서 물건을 건내 주는데 2만원은 지폐로 받았다. 그러나 2천원을 거의 백원짜리로 받았다. 하하. 나참. 웃겨서. 동전 받는 나도 찌질해지고… 서울, 아니 우리나라는 작은 땅덩어리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인터넷과 택배가 발달 되어있어서 중고 거래하기가 상당히 좋다. 하루만에 하드 디스크 두개, DVD+RW, 메인보드, LCD 모니터를 다 판 경우도 있다 (…). 회사 다닐 때는, 점심 먹고 매물을 인터넷에 올리고 오후에 약속 잡고, 퇴근 시간에 거래하면 받아온 돈으로 피자 시켜먹으면 딱 좋았다. 문제는 미국이다. 노트북을 구입하고 메모리를 따로 업그레이드를 해서 1GB 램 하나가 남았다. 이 녀석을 팔아야 한다. 나름 아틀란타에 한인 들이 많이 사니 한인 게시판에 올린다. 잠잠하다. 가격이 너무 비싼가? 그렇지 않다. 역시 수요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복잡한 이베이에서 물건을 팔려니 더 난감하다. 그런데 미국에도 다나와와 비슷한 장터가 있다. 매우 미니멀하게 디자인이 되어있는 craigslist라는 곳인데, 개인 간의 거래를 위한 인터넷 공간이다. 보니까 온갖 것들을 다 사고 파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거래는 직거래였다. 복잡한 택배보다 바로 만나서 돈 받고 물건 건내주는 것이 제일 편하다. 다행히 craigslist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컴퓨터 부품들은 "local buyer only", 우리로 치면 직거래만 가능 정도였다. 어떤 식으로 글을 올리는지 살짝 구경을 하고 매물을 올린다. 복잡한 가입 절차도 별로 없고 10분만에 물건을 올릴 수 있었다. 25불에 1GB 노트북 메모리를 올렸다. 우리나라 같으면 바로 문자 메시지가 쇄도할텐데 여기는 아직까지 이메일이 주를 이룬다. 사실 2000년 초반에 중고 거래 할 때는 대부분 이메일로 거래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실제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를 주고 받았는데 인도 친구였다. 그 인도 친구가 말하기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갑자기 건담을 사간 그 소년이 떠오른다. 난 이 친구의 계략에 말리지 않고 어디있는 줄 모른다고 했다. 그랬더니 옆에 이웃들에게 5불을 빌려 보겠다고 조금 있다 다시 전화 건단다. 다시 전화가 왔다. 3불은 찾았는데 2불이 부족하단다. 깍아 줄 수 있냐고 물었다. 하하. 웃겨서 그냥 싫다고 이야기했다. 25불이면 적당한 가격이기 때문에 굳이 더 깍아 줘가며 거래할 필요가 없다. 그랬더니 이제서야 내가 10불을 가져갈 테니 5불 잔돈을 거슬러 달란다. ㅎㅎ 결국 25불에 근처 지하철 역에서 무사히 거래를 하였다. 나의 중고 거래는 미국 땅에 와서도 계속 된다. 맨날 아틀란타 구리다고 하지만 그래도 몇 백만이 사는 도시기 때문에 이렇게 물건 팔기라도 수월하지 어디 옥수수 밭에 있는 학교 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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