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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미국에 와서 수업을 신청하는데 폼을 작성해서 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PDF로 문서를 받아서 출력을 하려는 순간 이름을 적는 곳에 "Please Print" 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잠시 동안 이것이 무슨 뜻인지 생각을 한다. 프린트 하라는 소리니까 직접 PDF 위에 글씨를 써서 프린트하라는 줄 알았다. 그래서 Acrobat에서 직접 Writing tool을 동원하여 컴퓨터로 이름과 각종 정보를 다 적고 출력을 했다. 갸우뚱 했지만 프린트 하라고 하니 뭐 그렇게 했다. 그런데 몇 달 뒤에 이 뜻을 알았는데, 바보처럼 컴퓨터로 프린트하라는 것이 아니라, 필기체가 아닌 글씨로 쓰라는 말이었다!! 외국에서는 필기체로 흘려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알아보기가 꽤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름 같은 중요한 정보는 혼동되지 않게 일반 영어 대소문자로 또박또박 쓰라는 뜻이었다. 어이없게도 사전에도 그렇게 뜻이 나와있다. 10 PRINT HELLO 부터 와봤던 단어인 Print를 사전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삽질의 근원이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막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hamper에 '광주리'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제 80명이나 되는 학생들의 숙제를 채점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의 글씨체를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인도는 고등교육을 거의다 영어로 받기 때문에 필기체를 쓰는 학생들이 꽤 많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로 알아보기 힘들더라. 정말 숙제에다 "Please Print"라고 써놓고 싶을 정도. 인도 글씨체가 보통 꼬불꼬불 둥글둥글하다 보니 영어 글씨도 동글동글하게 쓰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또, 어떤 친구는 i를 쓸 때 위에 점을 점으로 찍는 것이 아니라 동그라미로 그려서 쓰는 경우도 있었다. 하나 안타까운 것은 괜히 열심히 한답시고 문제까지 다 쓰고 (…) 엄청난 분량으로 말을 주절주절 쓴 사람이 있었는데 정작 문제가 요구하는 답을 쓰지를 않아서 점수를 잘 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너무나 성의 없이 달랑 한 장에 거의 답만 딱딱 적고 심지어는 베낀 것 같이 보였는데, 답이 다 맞아서 만점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리 축구에서 볼 점유율이 높고 슈팅을 많이 해도, 아무리 야구에서 안타를 많이 쳐도, 점수를 못 내면 지는 법. 열심히 쓴 학생에게 점수를 더 주고는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 그리고 정말 이름들을 봤을 때 어떻게 읽을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Bhumik, 혹은 Abhishek 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거야? 또, 이름에 관해 하나 안 사실이 있는데 중국 친구들은 자기들 이름을 영어로 표현해서 썼을 때, 이 이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직접 한자로 어떻게 쓰여있는지를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한다. 발음만 가지고 한문까지 추측하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중국에도 '이'씨가 많은데 보통 Li로 썼다고 한다. 그런데 캘리포니아인가 어디선가 운전 면허증을 만들 때는, last name는 세 글자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해서 부득이 하게 다른 단어로 바꾸기도 했다고. 또, 대만은 보통 이름 쓰는 방식이 달라 영어로 된 이름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고. 보통 대만에서 온 분들은 하이픈이 들어가있는 듯 하다. 나도 얼핏 대만 사람들 이름은 금방 구분이 간다. 옆에 인도 친구는 자기 이제 한국 사람들 이름 다 골라낼 수 있다고 name master가 되었다고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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