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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에 와서 살고 있지만 (벌써 10달이 되어가는데 영어는 왜 이 모양?) 별로 미국 사는 티를 내고 싶지 않다. "나 외국에 살아요! 부럽죠!"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는 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이 그지 같은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런 글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좁은 국토에 살아서 그런가 막연하게 외국에 대한 동경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뭐, 사실 북유럽 같은 곳은 한번 어떨까 궁금은 하다. 그러나 사람 사는 것은 어디나 똑 같은 법. 지나친 환상은 제발 가지지 말자. 특히나 현실 도피나 그냥 직장 다니기 싫어 유학을 꿈꾸는 사람이 많은데 제발 말리고 싶다. 또, 한국말 사용도 능숙하지 못한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 좀 배우겠다고 불법을 감행하며 조기 유학 오는 경우도 솔직히 전혀 이해 못하겠다. 물론 내가 영어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어도 정말 이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본의 아니게 먹고 사는 곳이 미국이다 보니 이쪽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오늘은 한국 IT 기술의 강력함을 잘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 상식 1) 한국에서 현금이나 수표를 입금하고 싶을 때는 가까운 ATM 기계를 찾아서 넣는다. 상식 2) 입금된 수표는 처리 되는데 통상 1영업일이 걸리지만, 현금은 바로 통장에 반영이 된다. 위의 두 상식은 한국에서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쌀나라는 이게 통하지 않는다. 먼저, 상식 1을 믿다가 아주 개피를 보았다. 작년 겨울 즘, 현금을 입금하려고 ATM 기계 앞에 섰다. Deposit 메뉴를 선택하고 현금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너 얼마 넣을 거야? 라고 묻고 있었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50불 두 장를 넣으려고 했기에 100을 입력한다. 돈 넣으라는 메시지가 뜨자마자 50불 한 장을 쓱 밀어 넣었다. 그런데 실수를 한 것이다. 미국 ATM 기계에서 현금을 넣으려면 반드시 봉투에 현금을 넣어서 봉투를 넣어야 한다. 삽질한 것이다. 현금을 넣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나 이런 삽질 했으니 좀 봐달라고 해서 무사히 처리가 되었다. 그러나 진정한 삽질은 두 달 전에 있었는데, 이건 차마 쪽 팔려서 말을 못 하겠다. 물론, Bank of America의 ATM 기계는 현금을 바로 인식하지만 내가 쓰는 이 거지 같은 Wachovia라는 은행 기계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여기서 하나 재밌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즉, 누군가가 다 봉투를 까서 일일이 돈을 확인해서 입금 처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ATM 기계에 100불 넣는다고 해놓고 50불만 넣으면 나중에 50불이 수정된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일인가! 나는 이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전국에 있는 ATM이 수 만대이고 하루에 벌어지는 입금도 수 십만 건이 될 수도 있는데, 이걸 사람이 다 까고 있다는 말인가!! 오 마이 갓! 내가 SI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Wachovia 은행에 연락해서 최신식 ATM 기계를 납품하겠다. 정말 이 비효율성에 충격을 금할 길이 없었다. 상식2)도 역시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다. 현금 바로 입금해도 이걸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체크 카드와 같은 Debit card를 바로 써도 즉시 통장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일종의 pending , 대기 상태가 되었다가 하루가 지나면 온전히 잔고에 반영이 된다. 물론 이런 경우, 카드가 도난 당해도 바로 통장에서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런 통장 처리 지연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크기는 하지만 그래도 말이다. 역시 내가 SI 사업하는 사람이라면 instant하게 통장 잔고가 반영되는 DB 시스템을 구축하여 사기 치러 갈 것이다. 한국에서와 같은 민첩함을 기대하면 안 된다. 여기는 인간들이 무지 게으르기 때문에 한국 생활에서 기본적으로 가정하고 있는 것들도 항상 의심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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