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심해서 토요일 오후 학교나 가야지 하면서 차를 몰고 나선다. 갑자기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있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미식 축구팀이 홈 경기를 하면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뭐 행사를 하나 보다라고 했다. 그런데 보니까 여기 학교에 있는 야구장에서 Univ of Maryland 와의 야구 경기가 있었다. 그걸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새로 지어진 학과 건물 앞에는 꽤 예쁜 야구장이 하나 있다. 잔디의 상태는 인조잔디인 것 같은데 아마 3년전의 대구/광주 구장의 상태보다 훨씬 좋아보인다 (다행히 저 암울한 두 구장의 잔디는 교체가 되기는 되었다). 그리고 불펜까지 따로 마련되어있다. 야구장 하나 지어달라고 해도 죽어도 싫다고 하는 대구광역시를 보면서 참 뭐라 말할 수 없는 부러움이 느껴진다. ![]() 서강대 정도 밖에 안되는 듯한 크기의 대학에 야구장이 있다는 사실은 그렇게 놀랍지 않다. 시설은 돈으로 어거지라도 지으면 되니까 메이저리그의 돔구장 따위도 사실 부럽지 않다. 정말 부러운 건 MLB도 아니고, 마이너 리그도 아니고, 지역 대학의 야구팀 경기를 보러 모여든 사람들의 애정이다. 경기장 좌석은 가득차도 1~2천명 정도가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많지 않다. 그런데 오늘 경기 보러 온 사람들을 대충 헤아려보니 2백명은 대충 넘을 것 같았다. 2백명이라... 2백명의 관중은 롯데가 꼴찌할 때, 수원구장에서 현대랑 롯데가 경기하면 기록할 수 있는 관중 숫자이다. 롯데가 만년 꼴찌할 때 사직 구장의 관중수는 100명대도 기록한 적이 있었다. 서울에는 대학교가 많으니 비교하기 힘들고, 대구에 있는 경북대학교 야구팀이 충남대학교 야구팀과 경기를 한다고 하자. 옆 동네 주민들이 구경하러 올까? 여기 모인 관중들을 보니 학교 관계자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전부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다. (그리고 97% 이상이 전부다 백인 -_- 앉아서 야구 보는데 좀 뻘쭘 함.) ![]() 야구는 싱겁게 16-6으로 쉽게 이겼다. 홈런도 하나 구경하고 괜찮은 수비도 몇개 구경하였다. 매 플레이마다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진다. 내가 부러운 것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고작 대학교 야구 경기를 보러 모여드는 사람들의 여유, 아니면 야구에 대한 애착이다. 미국사람들에게 야구는 내가 볼 때 스포츠가 아닌 것 같다. 그냥 생활의 일부인 것 같다. 그러니 평일 낮 1시 경기에도 만원 사례를 이루는 것이다.. (실업자가 많아서 그런가) 프로야구를 비롯해 축구 농구 모두 줄어드는 관중으로 고민 중이다. 이제 최고의 인기스포츠는 박지성 프리미어리그고, 두번째는 스타크래프트리그, 세번째는 이승엽 야구, 네번째는 MLB, 그 뒤로 겨우 프로야구가 뒤따를 것이다. 프로축구는 여전히 안습. 농구도 지저분한 족보로 제대로 된 팬 확보조차 버겁다. MLB보다가 한국야구 보니 맨날 뻔트만 대고 재미가 없어서? 돔구장 보다가 물방개 나오는 야구장 가기 싫어서? 프리미어리그 보다가 K리그 보니 속터져 죽을 것 같아서? 그것 보다는 가족들이랑 같이 근처 야구장/축구장에 갈 만큼 생활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삐까뻔쩍한 월드컵을 치룬 축구경기장도 텅텅비기는 마찬가지다. 12년전 프로야구 선수들의 기량이 지금보다 좋았을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프로야구 500만 관중은 지금으로부터 12년전에 있었던 일이다. 미국도 중산층이 먹고 살기는 매나 힘들다. 그러나 적어도 생활의 심리적 여유만큼은 우리보다 더 있는 것 같다. ![]() 야구 하나 보면서 별 쓰잘떼기 없는 헛소리를 늘어놓는다.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을 못 찍어서 너무 아쉽다. 구글맵 위성 사진은 너무 오래되었고, http://local.live.com 에서 캡쳐한 학교 야구장 사진들. MS의 짝퉁 구글맵 서비스인데 측면에서 바라본 항공 사진이 가능하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최근 등록된 덧글
개발자 입장에서의 수많은 ..
by Jiyoon at 02/04 저도 아들 돌잔치때 돌잡이 .. by 박상욱 at 01/18 미국 대학원 원서 작성중에 p.. by 태클사이야 at 01/13 TO: 박PD 로그인 하지 않아.. by 박응용 at 01/10 http://gigglehd.com/zbx.. by dhunter at 12/28 우와.. 좋네요. 태반이 .. by 윤광배 at 12/17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 by y2k at 11/23 글이 좋아서 제 블로그에 담.. by 쏭섭 at 11/23 최근 등록된 트랙백
메뉴릿
이글루 파인더
|